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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포

무서운 이야기2

by 영화보는고양이 2022. 7.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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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우리 집에 누가 산다.

 나는 대학교 입학과 동시에 원룸을 구해서 독립을 했다. 처음에는 마냥 좋기만 했다. 부모님의 간섭도 없고 귀가시간도 딱 정해져 있지 않아서 처음엔 매일같이 새벽에 술에 취해 들어오곤 했다. 다들 아시다시피 대학교 1학년 한창 친구들과 어울려 새벽까지 술 마시고 놀게 되는 나이이다. 

 그러던 어느 날 어김없이 친구들과 한잔하고 술에 취해 집에 들어왔는데 어제 사둔 새 우유가 뜯겨있었다. 나는 원래 아침을 챙겨 먹지 않는 편이라 우유 한잔씩 하고 나가곤 했는데 어제 새우유를 사서 냉장고에 넣어놨었다. 분명 오늘 아침엔 먹다 남은 마지막 우유 한잔을 마시고 나갔으니 우유가 뜯겨 있으면 안 됐다. 하지만 그날은 술도 마셨고 제정신이 아닌 상태였기 때문에 내가 마셨나 보다 하고 넘어갔다.

 문제는 이날부터 시작되었다. 이 날 이후 집에서 이상한 현상들이 일어나기 시작했다. 밖에 나갔다 오면 티브이가 켜져있기도 하고 끄고 나간 불이 켜져 있기도 했다. 이 정도는 그냥 내가 끄는 걸 깜빡했다고 생각하고 넘어갈 수 있지만 문제는 물건이 사라지던가 냉장고 속 음식이 사라지는 것이었다. 분명 사놓고 먹은 기억이 없는데 없어져 있다거나 먹으려고 사놓은 식빵 몇 조각이 사라진다거나 하는 일이 계속 발생하자 스트레스가 점점 쌓이고 신경이 쓰여 일상생활에까지 영향을 끼치기 시작했다. 

 처음엔 친구들한테 이런 일이 있다며 얘기했지만 다들 청년 치매냐며 놀리기 바빴고 진진하게 들어주는 친구가 없었다. 인터넷을 찾아봐도 그저 장난스러운 글들 뿐이었고 제대로 된 답변을 구하긴 힘들었다. 그런 일을 겪은 지 어느덧 한 달 여가 되었을 때 나는 몰골이 말이 아니었다. 수척해진 얼굴 깊어진 다크서클 누가 보면 폐인이라고 할 만큼 몸상태가 나빠졌다. 보다 못한 친구 녀석 중 한 명이 나에게 이런 얘기를 했다.

"야 그럼 몰래카메라 같은 거라도 달아봐. cctv 같은 거 집안에 달아 놓으면 네가 진짜 치매인지 아니면 네가 밖에 나갔을 때 일이 생긴 건지 알 수 있잖아."

 나는 친구의 말을 듣고 그날 당장에 전자상가로 달려갔다. 조건에 맞는 카메라를 구한 뒤 원룸이 한눈에 보이는 장소에 카메라를 설치하고 그날은 잠이 들었다. 다음날 학교에서 친구에게 이 사실을 알렸다.

"어제 카메라 달았어. 오늘 집에 가면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난 건지 알 수 있어."

"그래 인마. 청년 치매가 아니길 빈다."

 나는 불안한 눈빛을 거두지 못한 채 고개만 끄덕였다. 그날 저녁 마음을 굳게 먹고 집으로 향했다. 가는 길에 친구에게 전화가 걸려왔다.

"야 어디냐? 오늘 애들 모인다는데 한잔 할래?"

"아니. 나 카메라 확인이 먼저야."

"카메라? 아 카메라 설치했다 그랬지. 그럼 집 가는 길?"

"어. 지금 집 앞이야 이제 들어가서 확인해 보려고."

"오키. 나도 궁금하긴 한데 야 전화 끊지 말고 영상 보면서 설명 좀 해주라."

 나는 알겠다고 대답하고는 집으로 들어가 컴퓨터를 켜고는 카메라가 녹화해놓은 영상파일을 열었다. 영상은 오늘 아침부터였다. 설치한 건 어젯밤인데 라는 의문이 들었다가 카메라 가게 아저씨의 말이 생각났다.

"이게 용량이 적어서 앞에 내용을 지우면서 녹화를 해. 그러니까 필요하면 영상 미리미리 빼놓도록 해.:

 나는 아저씨의 말을 떠올리면 다시 영상을 시청했다. 

"내가 아침에 나오는 장면이네. 물론 불도 다 껐고 티브이도 다 끈 상태야."

"청년 치매는 아니었구먼 크크크크"

친구의 놀림조를 무시하며 영상을 계속 시청했다. 그리고 시간이 점심때쯤 되었을 때 화면에 이상한 장면이 찍혔다. 화장실  천장 배선 관리하는 작은 문으로 웬 여자가 기어 내려오는 것이었다. 나는 순간 이게 무슨 일인가 싶었다. 저 여자는 누구고 왜 우리 집 천장에서 여자가 기어 나오는지도 모르겠고 정신이 혼미해진 순간 전화에서 친구 놈의 목소리가 들렸다.

"그래서 어떻게 돼가고 있냐?"

"그게... 웬 여자가 우리 집 천장에서 기어 내려왔어."

"뭐? 뭔 개소리야? 천장에서 바퀴벌레가 나왔다고?"

"아니. 천장에서 웬 여자가 기어 내려왔다고."

"그게 무슨... 너 미쳤......"'

나는 친구의 말을 무시한 채 영상을 바라보며 계속 설명했다.

"그 여자가 냉장고 문을 열어서 우유를 마시고 있어. 티브이를 틀어서 영화 보면서 식빵도 먹고 있어."

"야... 너 왜 그래... 진짜 미친 거야? 무슨 소리 하는 거야?"

"어... 내 침대에서 잔다.... 계속 자...."

"야... 진짜야? 거짓말 아니고?"

나는 친구의 물음에 진짜라고 대답을 하려다 영상 속 여자가 깜짝 놀라며 깨더니 주위를 두리번거리다가 내 옷장으로 들어가는 것을 봤다.

"어... 여자가 벌떡 일어나더니... 내 옷장으로 들어갔어."

 그 이후 웬 남자가 자신의 현관문을 열고 전화를 하며 들어오더니 컴퓨터 앞에 앉아서 영상을 보기 시작했다. 그리고 잠시 후 컴퓨터 뒤편에 위치한 옷장문이 스르륵 열리더니 여자가 조심히 옷장에서 내려왔다. 그녀의 손에는 식빵을 썰때 들고 있던 식칼이 들려있었고 그 여자는 남자의 뒤에 가만히 서있었다. 그리고 나는 깨달았다.

 

목 뒤에서 들려오는 숨소리와 내 목에 겨눠진 날카로운 식칼의 느낌을

 

2. 동생은 자고 언니는...

  나는 동생과 같은 방을 쓰고 있다. 우리 방은 복도식 아파트의 복도 쪽 방이다. 즉 창문이 복도 쪽으로 나있는 방이었다. 창문을 바라보면 복도를 지니 다니는 사람들의 실루엣이 다 보였다. 평소에는 동생과 함께 일찍 잠이 들었지만 시험기간이라 나는 밤늦게 까지 공부를 하게 되었다. 

 그러던 어느 날 어김없이 시험공부를 하고 있었는데 문득 창문 쪽에서 누군가 서있는 실루엣이 보였다 그리고 목소리가 들렸다.

"동생은 자고 언니는 공부하네. 히히히히히"

 그렇게 웃는 소리가 계속 들리며 나를 계속 쳐다보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나는 하던 공부를 때려치우고는 침대로 들어가 이불을 덮어쓰고는 잠들었다. 나는 다음날 친구들에게 이 이야기를 했지만 공부에 지쳐 헛것을 본 거라고 말했고 나 또한 그런가 싶었다. 그렇게 그날 밤이 되고 나는 도 밤늦게까지 공부를 하고 있었다. 그리고 또다시 보이는 실루엣과 들리는 목소리.

"동생은 자고 언니는 공부하네. 히히히히히"

 나는 이번에도 하던 공부를 때려치우고 이불을 덮어썼다. 이게 며칠 동안 반복되자 나는 공부에 집중할 수 없었고 밤에 무서워서 잠도 못 자는 상태가 되어버렸다. 내 상태가 심각하자 친구들도 그제야 걱정이 되기 시작했는지 내 상태를 물어봤고 나는 밤마다 누가 창문에서 이렇게 속삭인다고 말했다. 벌써 며칠째 반복되고 있다고 미칠 것 같다고 이야기를 하자 한 친구가 나에게 조심스럽게 말했다.

"저기 내 친구 중에 귀신 보는 애가 있는데 그 애한 테라도 물어볼까?"

 나는 밑져야 본전이라는 심정으로 그 친구를 만나 이런저런 사정을 이야기했고 내 얘기를 들은 친구의 친구는 나에게 이런 말을 해줬다.

"귀신이 다니는 통로인 거 같은데 웬만하면 밤에 공부하지 말고 일찍 자는 게 좋을 것 같은데..."

"이번 시험 중요하단 말이야. 공부할 시간이 그 시간밖에 없어"

"하... 그럼 공부하기 전에 소금물을 창가에 하나 떠놓고 책상 모서리에 소금을 조금씩 뿌려 그리고 긴팔 긴바지 입고 양말 신고 손에 장갑 끼고 모자도 눌러쓰고 마스크도 쓰고 니 몸을 최대한 가린 상태로 공부를 해 그럼 귀신이 널 발견하지 못할 거야."

"정말이지? 그렇게만 하면 되지?"

"그래. 대신 중간에 귀신에게 들키면 자신을 속였단 생각에 큰 해코지를 당할 수도 있어 공부 끝나고 책상을 벗어날 때까지 조심해."

 나는 그 친구의 말을 듣고 그날 밤 완전무장을 한 채로 공부를 시작했다. 그리고 어김없이 창가에 실루엣이 나타나고 귓가에 목소리가 들렸다.

"동생은 자고 언니는 없네."

 그리고는 실루엣이 사라졌다. 나는 성공했다는 생각에 기쁜 마음으로 공부를 시작했고 늦게까지 공부를 하고 잠들었다. 다음날도 그다음 날도 귀신은 자신을 발견하지 못했고 나는 시험공부에 집중할 수 있었다. 그렇게 시험이 얼마 남지 않은 유달리 더운 어느 날이었다. 오늘따라 무더위가 찾아왔는지 밤인데도 불구하고 너무 더웠다. 나는 더위를 참지 못하고 장갑 한쪽을 벗은 상태로 공부하게 되었다. 귀신이 나타나기 전에 다시 끼면 되지라고 생각한 나는 시간 가는 줄 모르고 공부에 집중했다. 그리고 어김없이 창가에 실루엣이 나타나고 나는 장갑을 벗었단 사실을 까맣게 잊어버렸다. 오늘도 지나가겠지라고 생각하고 있던 그때 목소리가 들려왔다.

"동생은 자고 언니는...... 손 만 있네!!!!!!!!!!!!!!!!!!!!!!"

그 말과 동시에 누군가 내 손목을 붙잡는 느낌이 들었고 나는 그대로 기절하고 말았다. 다음날 눈을 뜬 나는 손목에든 멍과 통증으로 인해 병원에서 반깁스를 하게 되었고 결국 시험을 망치게 되었다. 그 이후로 나는 그 집에서 이사 나갈 때까지 절대 밤에는 일어나 있지 않았고 그 실루엣도 더 이상 보지 못했다. 만약 내가 장갑만 벗은 게 아니라 더워서 모자와 마스크를 벗었다면 어떻게 됐을지 생각만 해도 끔찍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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